요즘도 공무원 되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예전 10년 전보다야 경쟁률이 줄어든 것 같지도 하지만 딱히 자신의 꿈이 없고 현실에 지친 사람들은 공무원이 됨으로써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려고 한다.
오랜만에 닥공사에 들어가 공시생들의 글들을 봤는데 너무 공무원의 현실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물론 나도 공무원 시험 준비할때 만 해도 너무 장미빛 미래를 펼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공무원만 합격하면 파라다이스와 워라밸이 펼쳐질거라 생각했다. 안일하고 미친생각이었다...--;;;;;;;
난 2014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2015년 상반기에 발령을 받았다.
수험기간은 1년~2년 정도 걸렸고 지방 행정직에 응시해 합격하였다.
1. 안정적이다.
모두들 알고 있다시피 60세 까지 정년 보장이 된다. 법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잘리지 않는다.
2. 연가 및 각종 휴직을 보장해준다.
근무년수가 올라갈수록 연가가 계속 늘어나 지금 7급인 현재는 1년에 22일 연가가 있다. 물론 이 연가를 다 써도 되지만 부서의 분위기와 업무량에 따라 다 못 쓸 수도 있다. 다 못쓰면 돈으로 환산해 연말에 돌려 받는다.
또한 육아시간, 육아휴직,질병휴직,유학휴직등 각종 편의를 봐주는 제도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쉴 때는 눈치를 좀 볼 수도 있지만 쉰 다음에 복직할때 내 자리가 꼭 다시 생기니 부존재의 부담이 적다.
3. 초과수당이 확실하다
다른 일반기업에서는 초과를 해도 수당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공무원은 평일, 주말 4시간만 초과수당을 주고 비상근무시에는 8시간이상 초과수당을 보장해 줄때도 있다.
1. 박봉이다.
공무원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박봉인건 다 알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업무가 많지 않을 때는 괜찮지만 업무량이 많을 때는 내가 이럴려고 들어온 것인가 하는 자괴감에 빠져들 때가 있다. 참고로 나는 보통 구청으로 인사이동이 났을 때 1~2달 동안은 평일 밤 12시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출근해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한 적도 있다.. 물론 4시간 초과되는 시간은 수당 못 받는다.
2010년 이후로 들어온 신규공무원들은 연금도 믿을 것이 못된다. 월급은 동결이고 공무원연금은 계속 깎이고 있다.
2. 민원인에게 쌍욕을 들을 수 있다.
지방행정직 여자 공무원들에게 특히 더 해당되는 경우인데 보통 여성분이 합격하면 첫 발령지로 주민센터 민원대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주민센터에서 민원인이 원하는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해주는 일인데 생각보다 또라이나 싸이코 같은 민원인이 많다.
서류 발급 안되는 경우에 욕하고 소리지르면 들어준다 생각하고 쌍욕에다 소리지르는 사람이 종종 있다. 하지만 공무원은 문제를 크게 만들지 않기 위해 맞받아치지 못하고 참는 경우가 대다수다.
3. 각종 비상근무 및 당직이 많다.
이것도 지방행정직에 주로 해당되는 얘기이다.
공무원 되기 전엔 몰랐다. 이런 일도 해야 하는지..
비 많이 오면 호우주의보, 경보에 따라 조를 짜서 비상근무를 선다. 물론 수당은 준다. 난 오후 10시에 비상이 걸려서 그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근무를 서고 또 그 당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한 적도 있다.
비가 많이 와서 빗물받이가 막혀 길에 홍수처럼 물이 불어날때는 직접 수영하고 들어가 빗물받이에 걸린 각종 부산물들을 직접 제거해야 한다.
눈 많이 오면 제설업무를 한다. 나는 빗자루를 들고 주민센터 앞에 쌓인 눈도 치웠고 남자직원들은 길에 염화칼슘을 뿌린다. 그리고 비상이 해제될때까지 비상근무를 선다.
4. 업무량이 많다.
공무원을 꿈꾸는 당신. 워라벨을 꿈꾸는가? 당장 집어쳐라!!!
공무원에게 워라벨은 없다. 박봉과 과도한 업무량이 있을뿐.
지방행정직의 업무량은 주민센터->구청->시청 순으로 업무가 많아진다. 주민센터에서 민원업무를 볼 때는 6시 칼퇴가 가능하다. 민원인이 없으면 서류 뗼일이 없으니까. 대신 각종 민원 신청 서류 정리는 업무시간에 짬내서 하든지 주말에 나와서 하든지 정리를 해야 한다. 주민센터도 돌아가면서 주말에 당직근무를 선다. (오전9시~점심12시정도)
난 구청을 2번 갔는데 부서는 다르지만 밤 11시,12시까지 일한 적이 종종 있다. 업무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정말 업무가 많다. 주차과태료업무는 국민신문고 100건이상 들어오며 제보전화 처리,현장출동, 압류,고지서 발송등등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다. 그리고 구청은 과 마다 돌아가면서 평일 및 주말에 당직 및 숙직을 서야 하는데 평일엔 오후 6시~그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근무를 서고 주말엔 오전 9시~ 오후 6시까지 민원전화를 받고 처리해주는 업무를 한다. 숙직했을 경우엔 일주일 안에 대체휴무를 쓸 수 있다.
5. 선거협조근무를 해야한다.
특히 지방직들은 선관위에서 주관하는 각종 선거업무를 도와야 하는데 보통 선거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되므로 오전 5시까지 출근하여 선거업무가 치뤄지는 장소에서 준비를 해놓는다. 코로나 때는 오후 7시 반까지 근무를 선다. 물론 대체휴무 또는 수당으로 보상을 준다. 선거있는 해는 주민센터가 힘들기 때문에 그 해에는 주민센터 근무를 기피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선거일 전 2~3개월 전에는 선거 사전업무가 진행되는데 도내 다른 시와 동시다발적으로 시스템 운영 준비기간을 가지므로 선거 시스템 운영 및 사전테스트로 보통 오후 11시나 12시까지 대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6. 옆 직원이 일을 안하면 다 나의 일이 된다.
공무원은 나도 안 잘리지만 다른 직원도 잘리지 않는다. 직원이 자신의 일을 하지 않으면 그 옆 누군가 해야 하기에 내가 할 때도 있다. 일 안하는 직원과 일 많이 하는 나와의 월급은 같다. 나는 신규교육때 업무 대직자가 내 일을 해야 하지만 전혀 해 놓지 않아서 교육 끝나고 매일 한달간 오후 6시에 주민센터에 가서 오후8시~9시(민원업무 아닌 다른 행정업무)까지 일했다.. 주말에도 나갔다. 쓰레기 같은 X. 신규교육기간에는 일을 해도 초과수당은 주지 않는다. 팀장이나 그 윗 급들은 문제생기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직원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꺼려한다.
7. 인사발령이 투명하지 않다.
인사철이 되면 (1월이나 10월) 자신이 가고 싶은 부서에 대해 발령을 내달라는 인사고충을 쓰라고 내려오지만 거의 잘 들어주지 않는다. 한 부서에 있다가 6개월이나 1년 지나면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다른 구나 주민센터, 사업소 등으로 휙휙 날라간다. 하지만 내가 계속 있고 싶었던 부서에 있던 직원 중 한 사람은 자신의 가족 중 1명이 해당시의 공무원 4급이었는데 인사이동 없이 5년이상 계속 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진심 부러웠다. 그 자리는 한직(한가한 자리)이기도 하다.
8.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한 부서에 6개월~1년 있다가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이 나기 때문에 업무가 익숙해지기 전에 다른 일을 해야 하고 전임자를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의 질이 다르다. 전임자를 잘못 만나면 전에 쌓아 놓은 방치된 서류를 직접 정리해야 하고 잘못된 일처리를 바로잡아야 하니 힘들 수 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응시하려고 하는 모든 공시생들에게 장밋빛 미래보다는 공무원의 현실과 실체에 대해 알려주고자 이 글을 썼습니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은 단순히 안정적이거나 워라벨을 꿈꾸기 보다는 시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해 나를 희생하려는 신념이 강하고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과는 너무도 다른 현실에 좌절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안 좋은 점들만 부각된거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분명 좋은 자리(일 많이 없고 편한 자리)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사업소로 나오면 좀 편합니다. 사업소는 시청,구청보다는 기술직이나 특수직들이 민원및 업무를 주로 해서 행정직들은 거의 예산만 하니까요.. 도서관도 좋습니다. 하지만 물론 원한다고 인사팀에서 보내주지는 않습니다. ^^;;;
물론 이 공무원의 안 좋은점들을 감안하고서라도 난 꼭 공무원(9급)이 될거야!!! 한다면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Have a great day~♥
왕가탕후루🍭_가격&만드는 법&안좋은 점 (2) | 2023.10.09 |
---|---|
7월부터 가격인하 _그랜저, 쏘렌토, 르노XM3, 토레스, 트레일블레이저 (0) | 2023.06.11 |
더 라빌 결혼식 축가_강균성 (1) | 2022.09.24 |
정신과 다녀온 후기🫂_공무원 질병휴직 진단서 (0) | 2022.09.17 |
결혼정보회사후기_듀오&레드힐스&가연 (0) | 2022.04.24 |
댓글 영역